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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Jan 07

Coding Horror, Paul Graham 이 말하는 육아

요즘 존경하는 선배 개발자분들을 만나면 육아와 커리어에 대한 질문을 자주한다. 결혼과 육아 이전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내 자신을 위한 성장의 시간'으로 활용했었는데, 이제 점점 그런 시간이 크게 줄어드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질문의 주된 요지였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에 돌아온 대답 중 하나는 '시간이 없다는건 개소리다' 라는 말이었다. 처음에는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가, 곱씹어보니 어느정도 맞는 말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반성만하며 결국 듣고 싶은 내용은 그 누구에게서도 듣지 못한 채로 한 해가 끝났다.

그러다가 우연히 구글에 재직중인 다니엘님의 블로그에서 육아 관련 이야기를 보다가 Y Combinator의 Paul Graham과 Stackoverflow의 Jeff Atwood(Coding Horror) 블로그에 '육아에 대한 글'이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이 글들은 그동안 내가 듣고팠던 내용들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고 있다. 이제 막 육아를 하는 사람, 육아와 커리어 사이에서 고민이 많은 사람이면 꼭 읽어보는걸 추천한다.

아이는 확실히 당신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어떤 사람들은 아이를 낳으면 정신을 차리고 더 체계적으로 살기도 하지만, 이미 충분히 체계적으로 살고 있었다면, 그걸 할 시간이 줄어든다. 특히 일정에 맞춰 일해야 한다. 아이에게는 스케줄이 있다. 그게 아이들의 본성 때문인지, 아이의 삶을 어른의 삶과 통합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가 생기면 대체로 아이 스케줄에 맞춰 움직이게 된다.

일할 수 있는 시간 덩어리들은 생긴다. 하지만 예전처럼 일과 삶이 뒤섞여 아무 때나 일이 삶 전체에 흘러넘치게 둘 수는 없다. 영감이 오든 말든 매일 같은 시간에 일해야 하고, 영감이 한창이어도 멈춰야 하는 순간들이 생긴다. 나는 이런 방식에 적응할 수 있었다. 일도 사랑처럼 길을 찾아낸다. 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면, 그 시간에 하게 된다. 그래서 아이 낳기 전만큼 많은 일을 하지는 못하지만, 충분히는 한다.

말하기 싫지만(야망은 늘 내 정체성의 일부였으니까), 아이를 갖는 건 사람을 덜 야망 있게 만들 수도 있다. 그 문장을 써놓고 보니 괴롭다. 나는 그걸 인정하기 싫어서 몸을 비틀게 된다. 하지만 뭔가 실체가 없었다면, 왜 그렇게 비틀릴까? 사실 아이가 생기면, 대개 자기 자신보다 아이를 더 신경 쓰게 된다. 그리고 주의력은 제로섬 게임이다. 머릿속에서 ‘가장 중요한 생각’은 한 번에 하나만 있을 수 있다. 아이가 생기면 그 자리를 아이가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그러면 내가 하던 어떤 프로젝트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는 줄어든다.

나는 그 바람을 정면으로 맞지 않고 최대한 가까이 항해하기 위한 꼼수들도 몇 가지 쓴다. 예컨대 에세이를 쓸 때, 내 아이들이 알았으면 하는 것들을 생각한다. 그러면 정확하게 쓰고 싶어져서 더 잘하게 된다. 또 내가 「Bel」을 쓰고 있을 때는, 다 쓰면 아이들을 아프리카에 데려가겠다고 말했다. 어린아이에게 그런 말을 하면 그들은 그걸 ‘약속’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나는 끝내지 않으면 그들의 아프리카 여행을 빼앗는 사람이 되는 셈이었다. 정말 운이 좋다면 이런 속임수들이 결과적으로 내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바람(아이 때문에 주의가 분산되는 힘)은 분명 존재한다.

반면, 아이가 생겼다고 살아남지 못할 야망이라면, 그건 너무 나약한 야망 아닌가? 그렇게까지 여유가 없다는 건가? 그리고 아이를 갖는 일이 내 현재 판단을 비틀고 있을지는 몰라도, 내 기억을 덮어쓰진 못했다. 나는 아이를 갖기 전 삶이 어땠는지 아주 잘 기억한다. 그래서 어떤 것들은 많이 그립다. 예를 들면, 갑자기 마음이 내키는 순간 다른 나라로 훌쩍 떠날 수 있었던 자유. 그건 정말 좋았다. 그런데 나는 왜 그걸 거의 안 했을까? 방금 내가 뭘 했는지 보이는가?

사실 아이 갖기 전 내가 가졌던 자유의 대부분을 나는 사용하지 않았다. 그 자유의 대가로 외로움을 치렀지만, 정작 쓰지도 않았다. 아이 낳기 전에도 행복한 순간들은 많았다. 하지만 ‘잠재적 행복’이 아니라 실제로 행복했던 순간들을 세어보면, 아이가 생긴 뒤가 그 전보다 더 많다. 요즘은 거의 수도꼭지에서 틀면 나오는 수준이다. 특히 거의 매일 밤, 아이 재우는 시간쯤에.

부모로서의 경험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고, 나는 운이 좋았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아이를 갖기 전 내가 했던 걱정들은 꽤 흔할 것 같고, 다른 부모들이 아이를 볼 때의 표정을 보면, 아이가 주는 행복 역시 그만큼 흔한 것 같다.

Having Kids - Paul Graham

  • 인간이 얼마나 놀라운지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매일 ‘완전한 처음’에서부터 그 모든 게 펼쳐지는 장면을 맨 앞자리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는 당신에게 당신 인생의 첫 4년을 다시 돌려준다.

  • 내 아이가 내가 아이를 가르치는 것만큼이나 나를 가르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 아이를 키우는 건 마라톤을 뛰는 것과 비슷하다. 엄청난 도전이지만, 그만큼 가치 있고 사람을 바꿔놓는 경험이다. 그 모든 노력 끝에 정말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을 남긴다. 결국 당신은 꽤 놀라운 걸 만들어냈으니까. 한 사람을.

On Parenthood - Coding Horror

밥: 아이가 생기면 훨씬 더 복잡해져.

샬럿: 무서워.

밥: 인생에서 가장 무서운 날은 첫째가 태어나는 날이야.

샬럿: 아무도 그런 건 말해주지 않지.

밥: 네가 알던 삶은… 끝이야.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하지만 아이들이 걷는 법을 배우고, 말하는 법을 배우고, 그러면 너는 그들과 함께 있고 싶어져. 그리고 결국, 그 애들은 네 인생에서 만날 사람들 중 가장 사랑스럽고 즐거운 사람들이 돼.

Lost in Translation(2003)

2026 Jan 04

나얼 - '좋은 음악을 많이 듣고 음반을 사라'

예전에 보았던 나얼의 인터뷰 내용이 다시금 떠올라서 발췌해본다.

강의할 때 학생들에게 많이 하는 말은?

→ “좋은 음악을 많이 듣고 음반을 사라" 음원시장으로 바뀌면서 음악이라는게 형태가 없는 것이 되었다. 어떤 형태가 있고 없고가 엄청난 감성의 차이를 가져오는 거 같다. 좋은 감성을 키우고 좋은 감성을 얻으려면 내 손으로 만져지는 어떤 물건들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앨범들이 그렇지 않나. 갖고 싶은 LP, CD 를 소유하기 위해 내가 했던 노력들. 거기서 벌어진 수많은 이야깃거리들. 그런 것들이 다 감성의 밑받침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야깃거리가 없으니까 음악에 대한 열정도 금방 식어버리는 거고. 음악은 다 그런 것에서 출발하는 거 같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는 음반을 사라고 한다. 직접 CD 를 사고 LP 를 모으고 그런 것을 좀 해라. 그게 너희들이 앞으로 음악하는데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mrA99flVsfU

본인의 업에 대한 자세라는 측면에서, 음악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도 적용되는 말처럼 와닿았다.

2025 Oct 17

fguy 의 커리어 이야기

오랜만에 다시 읽어도 흥미로운 옛날 커리어 이야기

fguy님도 함께자라기의 김창준님과 켄트백의 XP 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 김범준님의 오픈마루에도 잠시 몸 담았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시절의 다음과 네이버 이야기도.

나는 15년 뒤에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으려나

프로그래머가 되기까지... - 2 -

프로그래머가 되기까지... - 2 -

blog.fguy.com

2023 Sep 15

codeopinion blog

간만에 DDD, event sourcing, OOP 관련 좋은 블로그를 만났다. 내가 작성하고 싶었던 주제에 대한 글이 많아서 쭉 읽으면서 공감하는 재미가 있었다.

Database Migration Strategies

Database Migration Strategies

CodeOpinion